주기도문 강해
주기도문의 배경 이해
예수님이 사셨던 시대에는 오늘날과 같은 전문 교육기관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소규모 단위로 한두 명의 스승이 제자들을 입문시켜 교육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교육 형태였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스타일의 교육에 익숙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랍비 제도입니다. 주로 랍비가 제자들에게 율법을 암기시키고 그것에 대한 간단한 해석을 주는 과정이 교육의 대부분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교육 방법이었습니다.
모든 부모의 소원이 다 비슷하듯이 당시 유대인들도 훌륭하다고 소문난 스승 밑에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자 열심이었고 스승의 문하에 들어간 사람들은 스승을 쫓아다니며 수년씩 가르침을 받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그들의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하여 존경받는 랍비가 되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명예였고 큰 성취였습니다. 그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하나씩 가슴에 새겨 그대로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하였으며 또한 그 가르침을 해설하는 해설자 역할을 하였습니다.
누가복음 11장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하루는 예수님께 나아와 세례요한이 그의 제자들에게 기도문을 가르쳐 주었던 것처럼 자신들에게도 기도문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시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전통으로서 랍비들은 자신들의 제자들에게 지혜로운 기도를 가르쳐 주어서 이를 통해 그들 자신이 누구의 문하에 속한 사람인지 구별되게 하였고 또한 그들에게 나름대로 규칙적이며 습관적인 기도를 하도록 도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문은 다른 랍비들의 기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질적으로 다른 많은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이 기도문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중에 놀라운 영감과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수 없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주기도문을 공부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기도문을 공부하기에 앞서 이를 통해 깨달아야 할 사실은 어떤 것일까요?
첫째, 기도에는 모범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기도란 무엇입니까?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입니다. 우리의 소원과 필요를 하나님께 아뢰고 구하는 것이지만 또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기도인 것입니다. 즉 기도는 다른 우상 숭배자들의 그것들처럼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인격적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기도를 통하여 우리와 인격적인 만남을 가지기를 원하시며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이 아름답게 변화되기를 원하십니다. 기도는 이처럼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며 대화이기에 반드시 이래야만 한다는 규정이나 규칙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보다 깊은 만남과 교제를 가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에 특별한 규정이나 규칙이 없다고 해서 모든 기도가 다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기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6장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무엇을 먼저 기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완벽한 모범을 제시해 주시면서 제자들과 청중들을 향해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명령하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눈을 감고 기도할 때 무엇을 아뢰어야 할 것인지 알지 못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서도 없이 무엇인가를 달라는 기도부터 시작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경중이 있듯이 기도에도 먼저 기도해야 할 것과 나중에 기도해야 할 것이 있고 기도의 내용에도 경중이 있음을 주기도문을 통해 제시해 주고 계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어떻게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며 기쁘시게 하는 기도이며, 하나님과 보다 인격적인 만남과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기도인지 예수님께서는 최상의 기도의 모범을 제시해 주신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를 가지고 주기도문을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보면 그 안에는 무궁한 영적인 원리와 원칙을 발견하게 되며 또한 우리의 기도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건강한 기도였는지 잘못된 기도였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기도에도 훈련이 필요하고 올바른 가르침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교회를 나오면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사교적이며 말도 잘 하지만 기도할 때에는 곤혹스러운 얼굴로 앉아 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심지어 교회를 오래 다닌 분들도 기도 시간에 기도를 하거나 대표기도 하는 것을 가장 큰 부담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며 또한 인간에게는 두렵고 떨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기도를 매우 어렵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도를 잘 한다고 자부하는 성도들 중에는 또한 매우 잘못된 형태와 습관을 가지고 기도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기도에 대한 바른 가르침과 훈련이 부족하기에 생겨나는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성경이나 교리나 기독교와 관련된 다른 분야를 배우는 것만큼 기도에 대한 가르침이나 훈련 받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슨 기도에 가르침이 필요하고 훈련이 필요한가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일례로 예수님 시대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모두가 랍비나 부모로부터 기도의 방법을 배우면서 자라납니다. 당시 유대 랍비들은 기도에 대한 규칙과 절차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기도할 때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고 자세는 어떠해야 하며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하고 심지어 기도의 음조와 가락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도의 규칙과 규범이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기도할 때 잘못된 기도로 하나님의 진노를 사지 않도록 열여덟 가지의 기도문을 만들어 그것을 철저히 외우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들의 형식적이며 타성에 젖어버린 신앙은 매우 잘못된 것이지만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기도에 대해 훈련하고 올바른 가르침을 받는 것은 신앙의 성장을 위해 매우 필요한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기도의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매일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들을 똑같은 순서대로 읊어대는 수준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기도를 배우십시오. 기도를 훈련하십시오. 기도의 대상을 명확히 인식하는 훈련, 기도 가운데 주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기도를 드리는 훈련, 무엇을 먼저 기도하고 무엇을 먼저 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꾸준한 훈련과 가르침을 받는 성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기도는 성도의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비록 하나님 자신이셨지만 또한 철저히 인간이시기에 기도를 잊지 않으셨고 빠듯한 사역의 일정 속에서도 기도의 시간을 따로 구별하여 하나님과 교제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는 예수님의 사역의 원동력이었고, 또한 힘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가복음 9장을 보면 벙어리 되고 귀먹은 귀신에 사로잡힌 아이를 고치셨을 때 제자들이 종용히 나와 그 비결을 물었을 때 “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유가 나갈 수 없느니라”(막 9:29)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또한 그의 사역 내내 항상 깨어 기도할 것을 끊임없이 권면하고 명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기도는 우리 신앙 생활 그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성도가 항상 깨어 기도하지 않고서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기도해야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교회에도 열심히 다니고 봉사도 열심히 할지라도 기도 생활에 소홀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진짜 병든 사람인 것입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인간은 무릎을 꿇고 하나님과 마주하고 앉을 때 가장 위대하고 가장 높아진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는 그만큼 우리에게 큰 힘과 능력을 주며 영광과 존귀를 안겨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날마다 주님 앞에 나가 주님의 임재 속에 들어가서 은혜의 보좌 앞에 마음을 열고 얼굴을 구하며 교제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잠 8:17)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끊임없이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것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은혜와 은총을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기억하시고 우리의 인생에 항상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기도의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오늘 주기도문 강해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명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통하여 기도에 대한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하나님께 응답받는 기도에는 그에 맞는 모범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성숙한 기도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훈련과 가르침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기도는 성도의 가장 중요한 신앙의 요소이기에 그것이 삶이 되고 일상이 되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가지 사실을 기억하고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를 하나씩 배워가면서 우리의 기도의 수준이 높아지고 보다 성숙된 기도, 하나님의 임재 안에 들어가는 기도, 하나님의 보좌를 흔드는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성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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